제   목   사해행위취소소송
작성자   정운
글정보   Hit : 6812, Date : 2010-10-05 오후 6:17:13
 
 

어느 채무자가 자신이 진 빚을 모두 정리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게 되어 자신의 재산을 타인의 명의로 해 두거나 자신의 재산에 대해 타인이 강제집행을 하기 어렵게 타인 명의로 저당권을 설정하거나 가등기를 설정해 두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러한 행위에 대응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은 사해행위취소소송입니다.




우리 민법 제406조 제1항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라는 말은 채무자가 어떤 법률행위(주로 재산처분 행위)를 한 결과 채권자가 채권변제를 받기가 어렵게 될 위험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도 그 법률행위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통상 “채무자의 악의”라고 표현합니다.




채무자의 악의는 채권자가 입증을 하여야 하는데, 보통은 채무자가 소유한 부동산 등 채무자의 재산을 파악한 후 이를 채무자의 채무 규모와 비교하여 채무자가 문제의 법률행위를 하였을 당시 채무자의 채무가 그 소유재산 보다 많다는 것을 밝히면 법원은 채무자의 악의를 일응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전형적인 경우를 전제로 하는 것이며, 실제 소송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논리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있어 수익자(채무자가 처분한 재산권을 취득한 사람)가 선의로 채무자로부터 재산을 취득하였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소송이 진행됩니다. 채무자가 재산처분행위를 할 당시 채무초과상태이었고, 채무자의 악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수익자가 그러한 사정을 전혀 모르고 채무자로부터 재산권을 이전받았다면 그 수익자는 보호되어야 하므로 민법 제406조 제1항 단서에서는 선의의 수익자 및 전득자를 보호하고 있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채무자가 여러 채권자들에 대해 채무를 부담하고 있으면서 그 채무를 모두 변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즉 채무초과상태에서) 특정한 채권자에게 자신의 재산에 대해 저당권 등을 설정해 주는 일이 많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 이르러 기존의 특정 채권자에게만 저당권을 설정해 주는 것은 공평에 반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그 저당권의 설정행위도 사해행위에 해당되며, 현실적으로 일어나는 많은 사해행위취소소송이 이렇듯 특정채권자에게 저당권을 설정해주었다는 것을 원인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실제 채권이 실제 있기 때문에 저당권을 설정받은 것은 정당하다는 항변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설사 채권이 실제 있다 하더라도 채무초과에 이른 채무자가 다른 채권자들에 우선하여 특정 채권자에게만 저당권을 설정해 주는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상황에서는 “실제 채권이 있다”는 주장만으로는 “사해행위” 판정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유념하여야 합니다. 물론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 이르기 이전에 이미 설정되어 있는 저당권에 대해서는 앞서의 논리가 적용되지는 않습니다.